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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주목한 작은 사건들이 직조되어 기억되고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라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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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5
# LGBT
50여 명이 8만 5천여 명이 되기까지

2000년, 대학로에서 약 50여 명에 불과했던 퀴어퍼레이드의 참여 인원이 올해 8만 5천 명을 넘겼다고 한다. [1] 원내정당 대표 최초로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가 무대에 올라 연설을 했고, 국가기관 중에선 최초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참가했다. 불교계 성소수자 모임인 ‘불반’ (불교이반모임)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서도 부스를 설치하며 불교계의 첫 참가를 알렸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비까지 쏟아지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8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나중은 없다”고 외치며 4km에 달하는 길을 무지개로 물들였다.

3년 전, 용기를 내서 처음 참가했던 퀴어퍼레이드에서 나는 그제야 처음으로 내 인권의 현주소를 맞닥뜨렸다. 당시 신촌에서 열렸던 퀴어퍼레이드는 예정된 퍼레이드 시간을 한참이나 지나서야 비로소 ‘안전하게’ 끝마칠 수 있었는데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혐오 세력들이 퍼레이드를 방해하기 위해 트럭이 지나가야 하는 동선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오랜 시간 동안 벌였기 때문이다. 지치고 긴 시간 동안 이어진, 놀라울 정도로 집요한 그들의 퍼포먼스는 경찰의 손에 이끌리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언제나 무난한 커밍아웃 과정만을 거쳤으며, 종로-이태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안전한 퀴어 커뮤니티 내부에만 활동 반경이 국한되어 있던 나에게 실제로 발화되는 혐오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그해 대구에서 열린 퀴어퍼레이드에서는 참여자들에게 인분을 투척하는 테러 행위가 벌어졌고, 인분을 맞은 이들은 자신에게 쏟아진 혐오에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염산이 아닌 게 어디냐”며 너스레를 떨며 빠르게 털어내야만 했다. [1] 페미니즘 이슈가 크게 터졌던 2015년을 지나며 나는 처음으로 내 안의 여혐을 맞닥뜨렸으며, 2016년은 지난 두 해를 지나오며 지속해온 고민을 비로소 행동 혹은 나의 언어로 옮기기 위해, 그 어느때 보다 많은 분노를 쏟았고, 어느 때보다 많은 활자를 웹상에 기록했던 해였다. 그리고 2017년이 왔다. 악의 세력과도 같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승리가 도래한 것처럼 보이는 2017년이지만, 여전히 성소수자로써 나의 인권은 수많은 안건에 밀려있는 상태이다.

올해에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자신의 북소리를 높이는 혐오 세력들을 마주해야만 하고, 퀴어퍼레이드 측 스스로도 내부적으로 가진 몇 가지 문제점들을 마주해야만 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디지만 전진한다. 이 발걸음들이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라도 이번 퀴어퍼레이드에서 제기된 목소리들이 무시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1] https://twitter.com/dmthoth/status/886190800845000704
[2] 해당 내용은 게이 합창단 ‘G-VOICE’를 다룬 다큐멘터리 <위켄즈>에 자세하게 기록되어있다.
[3] 퀴어퍼레이드가 끝난 직후 몇 가지 문제가 타임라인을 통해 제기되었다. 퍼레이드 이후 이태원의 한 게이클럽에서 개최된 애프터파티에서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각기 다른 금액(여성의 경우엔 갑작스레 5만 원에서, 3시 이후에는 무려 8만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클럽 입장료로 요구했다고 한다)을 입장료로 측정해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퍼레이드 당일엔 퀴어문화축제측을 통해 예약한 플라자호텔 객실에 한해 창문에 ‘레인보우 플래그’를 거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갑작스레 플라자호텔 측에서 사전에 협의가 되지 않은 유인물은 부착을 금지하고 있다며 투숙객들에게 통보했다. 해당 두 사건에 대해서 퀴어문화축제 측에서 입장문을 게재했지만 여러 가지 의구심은 풀리지 않고 여전히 마음속에 껄끄럽게 남아있다.

퀴어퍼레이드 이후 애프터파티에서 벌어진 차별 행위에 대한 퀴어문화축제측의 입장문 https://twitter.com/kqcf/status/887131493595717632
플라자호텔 ‘레인보우 플래그’ 부착 안내 관련 트윗 https://twitter.com/deerheadinn/status/886177041418141696

# LGBT by @louderaloud
2017.05.24
# LGBT
존재는 그 자체로 처벌이 될 수 없다

작년 7월, 군형법 제92조의6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기록을 파일드-타임라인에 적었던 것을 기억한다. 당시 “혐오감을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동성 간의 성적교섭행위”가 군 기강 해이를 불어 일으킨다는 헌법재판소의 워딩에 굉장히 분개하며 기록을 하긴 했지만, 그때의 합헌 결정이 가져올 끔찍한 소식을 이렇게 빨리 듣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약 한 달 전부터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군형법 제92조6항 추행죄로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동성애자 만남 어플에 잠입까지 해가면서 수사를 강행한 수사관들은 피의자들에게 성관계 시의 성향, 첫 경험 시기부터 “사정은 어디에 했느냐”와 같은 성희롱적 질문을 서슴지 않게 던지고 비협조적인 대상자에게는 아웃팅 협박도 불사르지 않았다고 한다. [1]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각 대학에는 동성애가 죄라면 “나도 잡아가라”는 대자보들이 붙었다. [2]

해당 수사로 인해 전역을 1주일 앞두고 17일에 구속당한 A 대위는 끝내 24일,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3]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의 그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너무 화가 나는 소식이다. 트위터 타임라인에서는 곧바로 '#군형법제92조의6_폐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비인륜적 수사 행위를 강행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해임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성애자 군인 수색 작전'에 대한 소식을 들은 나 역시 대자보 쓰기에 동참하여 데이비드 워나로워츠의 1990년 작 <무제Untitled>에서 착안하여 이렇게 썼다 : “그의 ‘범죄 행위’는 나의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 나의 범죄는 곧 나의 존재이기도 하다.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법의 제정에 따라 나의 존재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 나의 존재는 국가에 헌신하기를 강요당하며 동시에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내부분열자로 처리된다. 이 모든 일은 내가 자신의 벌거벗은 신체를 다른 소년의 벌거벗은 신체 옆에 두고 싶어 하는 욕망을 발견한 지 1, 2년 안에 발생할 것이다.” [4] 존재는 그 자체로 처벌이 될 수 없다. 사랑 역시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끝끝내 존재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고, 그 광경을 보아야만 하는 참담함은 말로 이룰 수 없지만, 그 침통한 심정은 결코 무기력함이나 좌절로만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1] http://v.media.daum.net/v/20170523161628005
[2] http://hankookilbo.com/v/a6778d7fcd57412a8665852c49d576bb
[3] http://mhrk.org/news/?no=3367
[4] https://twitter.com/txttxttxt_/status/860056546046234624

# LGBT by @louderaloud
2017.05.17
# LGBT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6>>, 기록은 역사를 만든다

존나 짱이잖아? 자료를 받아보는 순간 정말 ‘존나 짱이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국내외 변호사와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과 관련된 인권 신장 및 차별 시정을 위한 법제도·정책 분석과 대안 마련을 위해 2011년 8월에 발족한 연구회인 <SOGI법정책위원회>에서 올 5월에 발간한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6>> 보고서에 대한 이야기다. 연력을 살펴보니 2014년에서부터 매년 출간되고 있던 모양인데, 이 좋은 걸 왜 나만 인제야 알게 된 거지! 왜 그동안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해줬지! 하고 푸념 섞인 기분 좋은 호들갑을 떨었다.

보고서는 작년 한 해에 벌어진 성소수자 관련 사건 및 이슈들을 총 20여 가지의 항목으로 나눠서 기록해두었는데, 일단 그 방대한 데이터의 양에 ‘아, 정말 존나 짱이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군형법 제92조의5 합헌 결정이나 전국에서 벌어진 혐오 범죄에 대한 가슴 아프고 부정적인 기록들이 먼저 눈에 밟혔지만, 그에 못지않게 긍정적인 기록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정말 모든 퀴어 관련 이슈를 기록해둔 것은 아니겠지만, 각종 대학의 성소수자 모임 현수막 훼손 사건이나 다양한 젠더포럼 개최 소식과 같은, 어쩌면 정말 사소하다고 볼 수 있는 작은 사건들도 기록집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까, 존나 짱이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작년 한 해에 발생한 여러 사건을 보고 있자니 흐뭇하다가, 때론 화가 치솟기도 하더니 다 읽고 나니 뭉클해진다. 우리, 작년 한해, 정말 열심히 견뎌왔구나 싶어서.

어떤 사건들은 기록되지 않고 잊히고 어떤 사건들은 기록되어 역사가 된다. 그리고 대부분 이 역사가 되는 과정에서 성소수자들의 사건은 누락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아도 우리들의 투쟁은 늘 꾸준했고, 때론 기발한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때론 별다른 정치적인 메시지 없이 즐거운 파티처럼 진행되기도, 때론 울분을 토하기도, 때론 좌절로 인한 먹먹함에 눈물만 흘리기도 한다. 이 기록집은 그런 우리들의 지난날들을 의미화하고 역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중요한 보고서가 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무지개 지수는 12.32%로 작년보다 0.68% 감소했다고 한다. 2017년, 새 정부가 들어선 한 해는 어떻게 기록될까.


http://sogilaw.org/69

# LGBT by @louderaloud
2016.12.01
# LGBT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길

세계 에이즈의 날을 시작으로 LGBT 콘텐츠를 소개하는 햇빛서점의 커뮤니티 공간인 Freckles에서 니쵸메에 위치한 HIV/AIDS 커뮤니티 센터인 “Akta”(악타)에서 나오는 동명의 무가지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다. [1] 일본의 경우 1985년을 기점으로 HIV/AIDS 연구와 더불어 여러 커뮤니티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당시의 감염인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감염 사실을 밝히기 힘들어했고,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활동이 미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곧 90년대를 지나오며 “Rainbow Ring”과 같은 안정적인 예산을 지닌 NGO 단체가 설립되기 시작하며 HIV/AIDS에 대한 캠페인이 활발하게 열리기 시작했고 이는 2003년 Akta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Akta는 HIV/AIDS 양성자가 쓴 수기를 다른 이가 대신 낭독함으로써 양성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Living Together” 캠페인 등 다양한 이벤트와 전람회 개최 등을 통해 일본 게이 커뮤니티의 HIV/AIDS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Akta에서는 매월 센터의 일정과 소식 및 HIV/AIDS에 대한 정보가 실린 동명의 무가지를 배포하는데, 매번 한 명 이상의 인물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진을 표지에 싣는 것으로 유명하다.

Freckles의 공간에 들어가면 그동안 Akta의 무가지에 실린 인터뷰이의 사진과 인터뷰 내용, 그리고 질의응답 형식으로 된 HIV/AIDS 지식에 대한 토막글이 실린 엽서들이 비치되어있다. 그들의 인터뷰에는 커밍아웃이나 세이프 섹스, HIV/AIDS에 대한 생각은 물론 좋아하는 체위 등 다소 노골적인 이야기도 가감 없이 실려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낯 뜨거울 순 있지만, 자신의 성정체성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듯, 성에 대한 이야기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건강한 사회의 시작은 성적으로 억압적인 사회적 분위기 탓에 금기시 되어있는 성정체성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 특히 HIV/AIDS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 공유함으로써 시작된다. 한국의 경우 지금도 종로와 이태원 근처에서는 HIV/AIDS 예방을 위한 콘돔 배부 운동과 주기적 검사 받기 캠페인이 아이샵을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HIV/AIDS에 대한 정보 교류나 인식 개선 차원에선 많이 뒤쳐져 있는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HIV/AIDS를 동성애만의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우리들의 질병으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이웃 나라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1] https://twitter.com/duiro_mag/status/800957732589187072

# LGBT by @louderaloud
2016.11.05
# LGBT
헤테로가 허락한 퀴어들

“성소수자와 기업 :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핑크 산업의 전망과 비전”이라는 주제 아래 진행되는 신나는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라이드 아카데미 강연이 11월 5일 구글캠퍼스에서 열렸다. [1] 문제가 된 것은 “여러분의 사랑은 정말 범죄입니까?”라는 소제목을 달고 나온 러쉬 코리아 대표로 나온 우승용 상무의 강연이었다. 그는 강연을 통해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게이와 레즈비언의 스테레오타이핑 과정에 대해 말하는 과정에서 홍석천이 마녀사냥에서 누군가를 껴안은 것을 모자이크한 사진을 띄우며 유명인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2] 또한 그는 “당신이 핍박을 받는다 해서 자기를 더 드러내려고 하지 말라”하며 그 이유인즉슨 “티팬티 입고 엉덩이 까고 돌아다니면 다른 분들이 불편할 것”이며 “대중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것 또한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님께 인정을 받으”라는 눈물 나게 와 닿는 조언도 빼놓지 않고 해주었다. [3][4]

그러니까, 한마디로 그의 강연을 요약하자면, 우린 헤테로가 보기 좋은 퀴어운동을 해야 하며 “우리 존재 화이팅”은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만 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에 이어 ‘헤테로가 허락한 퀴어운동’이라니. 퀴어 프렌들리한 기업인 러쉬를 대표해 나온 당사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식하고 호모포빅하다. 그는 아무래도 게이들을 ‘똥꼬충’이라고 부르며 동성애 반대를 외칠 족속들은 우리가 티팬티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든 정장을 빼입고 다니든 어차피 똑같이 ‘똥꼬충’으로 부를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그의 발언은 올해 퀴어퍼레이드에서 ‘러쉬 코리아’ 이름을 걸고 트럭에 올라타서 춤을 추고 행진을 함께해준 자사의 직원들과, 그동안 프라이드를 갖고 러쉬에서 일한 사람들(러쉬 알바생 중 적어도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성소수자일 텐데?)은 물론 그들의 제품을 구매한 퀴어 고객층 모두를 욕보이는 발언이다. 국내에서 러쉬만큼 성소수자를 빼놓고 돌아갈 수 없는 기업도 없을 텐데 말이다.

클리셰처럼 “네가 뭔데 나를 판단해? 나는 나야”라는 대사가 여기저기서 쓰이지만, 사실 그 대사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계층은 한정되어 있다. 여성들은 물론 성소수자들은 “나는 나야”를 말할 수 있는 권한을 얻기까지 너무 많은 희생을 해야 했고, 그 투쟁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헤테로가 보기 좋은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라’는 말은 “나는 나예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은 입장에 한 번도 처해본 적 없는 시스젠더 헤테로섹슈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알량한 조언이다. 우린 당신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무릎을 조아리며 당신들의 기분에 맞춰 줄 의무를 지닌 존재가 아니다. 당신의 기분이 어찌 되었던, 우린 우리로써 존재한다. 퀴어 퍼레이드는 당신들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 당신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나야”라고 마음껏 온 몸으로 외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당신들은 우리의 운동에 무어라 조언할 권리가 없다.


[1] https://twitter.com/sinnaneuncenter/status/794093914256904192
[2] https://twitter.com/paulitowj/status/794772420347318272
[3] https://twitter.com/paulitowj/status/794776230004301824 타래 참조
[4] https://twitter.com/lunar_dawn/status/794781277077442560

# LGBT by @louderaloud
2016.10.05
# LGBT
여성혐오와 호모포빅은 우리의 전통

요즘은 인사동과 광화문 일대를 가면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문화재청이 지난 2013년 10월부터 한복을 입으면 고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재정한 후, 젊은 층들 사이에서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한복 무료 관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성은 저고리에 한복 치마 차림, 남성은 저고리와 한복 바지 차림만을 한복으로 인정한다. 지정 성별에 따른 복식을 제한하고 있는 탓에 트렌스젠더 친구와 함께 여자 한복 차림으로 경복궁에 찾아간 한 직장인과 남자친구와 서로 한복을 바꿔 입고 간 한 대학생은 입장을 불허 받았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측에선 지정 성별에 따라 정해진 한복 차림을 따르지 않는 것은 “전통을 왜곡하는 일”이며, 행사의 취지에 어긋나므로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1] [2]

그들이 말하는 우리나라의 전통에 따르면 남성은 '남성답게', 그리고 또 여성은 '여성답게' 입고 행동해야한다. 이 '전통'은 젠더차별적임은 물론, 호모포빅하기까지 하다. (나는 대부분의 호모포비아는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막말로 우리나라의 전통을 지켜야한다는 논리를 더 파고들자면 우리는 머리도 함부로 자를 수 없을 것이다. 전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난 가치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평가되며 그 과정 속에서 어느것은 유지되고 파괴된다. 남장여자를 다루는 퓨전 사극 드라마가 멀쩡히 방영되고 인기를 끄는 현 시점에서 지정 성별에 따라서만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 이 '전통'은 과연 꼭 지켜져야 하는가. 나에겐 내가 원하는 대로 치마를 입고 돌아다닐 권리가 있다. 이것은 오랜 전통을 부수려는 일종의 테러 행위가 아닌, 누구에게나 주어진 자유 권리의 문제이다.


[1] http://m.womennews.co.kr/news_detail.asp?num=98341
[2] https://twitter.com/tkddmsbest/status/782896593229848576

# LGBT by @louderaloud
2016.09.30
# LGBT
춤추는 퀴어들

최근 들어 부쩍 여성 퀴어 댄스팀이 늘었다. 취미로 춤을 추고 싶어 모인 이들은 대개 합정이나 망원동의 지하 연습실에서 합을 맞추고, 일년에 수 차례 여타 퀴어 밴드나 댄스팀과 협력해 공연을 꾸린다. 서울과 대구의 퀴어문화축제에서 플래시몹을 하거나 무대에 오른다. 그렇게 친구나 지인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 춤에 흥미를 갖는 사람도 늘어간다.

다양한 동작으로 몸을 뻗고 동료와 합을 맞추는 무용 고유의 즐거움은 크다. 더불어 생활체육으로서의 의의 외에도, 이 몇몇 팀들의 특징은 이들이 대개 남성 아이돌의 춤을 춘다는 것이다. (한국 레즈비언 문화의 큰 축이었던 팬코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여성에게 할당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몸짓을 적극적으로 벗어나고, 박력있고 힘 있다고 묘사되는 동작을 각자의 몸으로 구현한다. 일반 댄스 학원을 찾아서는 경험하긴 어려운 장점이다. 이들의 춤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달 말 홍대의 레즈비언 클럽 핑크 홀에서 열리는 ‹‹SLAM›› 파티에 가보는 건 어떨까.[1] 평소 레즈비언 클럽이 주최하는 펨투펨 파티나 스쿨룩 파티와는 달리, 이 파티의 이름인 SLAM은 여성혐오, 성소수자혐오, 성차별, 젠더이분법, 낙인과 차별을 박살내자는 뜻이다. 평소 배타적인 레즈비언 클럽도, 이날은 퀴어프렌들리한 모두에게 열려있다.


[1] https://twitter.com/930crazyparty

# LGBT by @sommium_
2016.09.27
# LGBT
<<서울프라이드페스티벌>>, 한 가지 색으로 무지개 칠하기

10월 29일 토요일에 열리는 <<서울프라이드페스티벌>>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1] “아시아 유일 성소수자 종합 예술제”를 표방하고 나선 프라이드페어의 공식 포스터라고 보기엔 다소 의아하다. 전나환 작가가 참여한 공식 포스터의 중심에 나타난것은 오로지 근육질의 게이/남성의 이미지뿐이다. 타임라인에선 이에 따른 즉각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 이와 같은 반응에 한 기획단은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에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라거나 모호한 상징물을 넣으라는 식으로 간섭을 하고 작가가 따랐다면 그것은 전나환의 그림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그의 그림이 아니라면 올해 가장 뜨거운 예술인에게 의뢰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3] 이 해명 아닌 해명을 보고 의구심이 가시긴 커녕 더 어리둥절해질 뿐이다.

물론 지금까지 전나환 작가는 언제나 덩치가 있는 게이 남성의 이미지를 작업의 주된 이미지로 차용하곤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그러한 작가의 작업적 세계관이 아니다. 적어도 ‘아시아 유일의 성소수자의 종합 예술제’를 표방하고 나섰다면, 의도적으로라도 PC하려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것이 이 많은 비판의 주된 요지다. 성소수자라는 개념에는 게이 남성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한가지의 정체성만 앞세우는 순간 다른 정체성들은 그 내세워진 정체성 뒤로 가려진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한다. 정체성 삭제의 문제는 성소수자들이 평생에 걸쳐 싸워온 것이다. 퀴어 운동은 언제나 가시화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소수자를 위해 행사를 연다면, 단순히 전나환 작가가 씬에서 핫한 작가라고 해서 그에게 나이브한 마음으로 작업을 부탁하는 것만이 전부가 되어선 안 된다.

의도적인 PC함이 고리타분하고 지루하거나 지나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공식적으로 성소수자를 내세우는 행사에선, 보다 PC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하다.


[1] https://twitter.com/sinnaneuncenter/status/781011952411762688
[2] https://twitter.com/i/moments/781766421508345856
[3] https://twitter.com/unpcgay/status/781402010922868736

# LGBT by @louderaloud
2016.09.23
# LGBT
보고 있나, ‘라인’? 우린 존재한다

‘버디버디’를 시작으로 온라인 메신저 유행의 중심에 있는 건 언제나 사용자 각각의 개성을 표출 가능하게 하는 비주얼적인 요소였다. 싸이월드의 미니 홈페이지를 더욱 돋보기에 꾸미기 위해 도토리를 결제하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버디버디엔 아바타를 꾸미는 기능이 있었고 MSN 메신저의 경우엔 유저들끼리 각자 이모티콘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컴퓨터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온라인 메신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넘어온 현 시대에서도 이러한 비주얼 요소의 중요성은 유효하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다소 밀렸지만 국외에선 오히려 보다 큰 점유율을 자랑하는 네이버 자회사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의 장점은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다. 이 '라인'이 제공하는 사용자 참여형 마켓에서 준(JUN)이라는 필명으로 스티커를 제작해오던 한 이용자가 이성애 중심의 스티커 시장에서 벗어나 동성애 커플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자 게이 커플을 묘사한 스티커를 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그는 라인으로부터 “스티커가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캐릭터가 옷을 덜 입었다”는 이유로 한국 판매 불허 통보를 받았다. [1] 하지만 라인이 문제 삼은 스티커 이미지들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팩을 하는 식의 섹슈얼한 코드가 배제된, 평범한 일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것에 불과하며, 이미 판매되고 있는 라인의 다른 스티커들과 비교 해봐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2] 심지어 이미 해외 쪽에선 보다 높은 수위의 게이 커플을 그린 스티커도 멀쩡히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3]

한국을 살아가면서 LGBT의 존재는 이런저런 이유로 ‘삭제’ 당하고, 게이와 레즈비언은 ‘브로맨스’나 ‘걸크러쉬’와 같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거부감이 덜 드는 용어로 대체된다. 정작 게이와 레즈비언은 그 존재조차도 용인 되지 않지만 브로맨스와 걸크러쉬는 "The New Black(핫한 트렌드)"로 평가받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들이 보기 싫다고 외면하고 눈을 감아도 우리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린 버젓이 당신의 눈 앞에 존재하고,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라, 우린 여기에 있다고. 언제까지나 당신들은 눈을 감고 있을 순 없을것이다.


[1]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62456.html?_fr=tw
[2] http://twitter.com/friedgil/status/779326614492426240
[3] http://twitter.com/coxmint/status/779217837814607872

# LGBT by @louderaloud
2016.07.28
# LGBT
‘항문’이 뚫릴 것을 두려워하는 군대

미군에서 근무하며 가장 놀랐던 것은 군대 내 LGBT에 대한 열린 인식이었다. 레즈비언들은 자신들의 성적지향을 드러내길 꺼려하지 않았으며 나와 같은 섹션에서 근무를 했던 한 미군은 바이라고 늘 자신을 밝히곤 했다. 그가 다소 특이한 인물인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의 성적지향에 대한 공격은 들어오지 않았다. 물론 가장 흔한 미군들의 농담 레퍼토리 중 하나인 “It’s okay in the Army”와 같은 농담까지 온전히 PC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흔한 농담의 일부로 발화될 수 있는 환경의 존재와 호모포빅한 근거를 바탕으로 둔 한국군의 ‘비누 농담’과는 전혀 다른 맥락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얘기할 필요가 있다.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제 92조의 6 ‘그 밖의 추행’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옛 군형법 제 92조 5에는 “계간이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 되어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군형법에 강간과 강제추행에 대한 처벌이 명시돼있기 때문에 ‘그 밖의 추행’ 조항은 사실상 강간이나 강제추행이 아닌,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는 법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 법안이 개정된 92조 6에서는 ‘계간’이라는 단어가 삭제되고 ‘항문성교’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으며 그저 더 우스꽝스러워졌을 뿐이다.

이 ‘항문성교’ 법에서 동성애 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는 그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 합헌 결정을 내리며 헌법재판소에서는 “전투력 보전에 직접적인 위해”가 간다며 군 기강 해이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한 “비정상적인 동성 간의 성적교섭행위”와 “혐오감을 일으키는” 등의 호모포빅한 워딩을 미루어 보았을 때, 동성애 처벌의 근거가 어디서 기인하고 있는지는 명백하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7/28/story_n_11234960.html

# LGBT by @louderaloud
2016.07.05
# LGBT
그 캐릭터는 레즈비언입니다

늘 체크셔츠 차림에 짧은 투블럭컷을 한 여성. 해군 출신이며 전쟁터에서 고아가 된 여자아이 둘을 데려와 딸로 삼고, 여생을 결혼하지 않고 두 딸과 함께 감귤 농장을 운영한다. 어린 시절엔 마을 최고의 말썽꾸러기였다.

이 여성은 레즈비언인가? 적어도 그는 레즈비언 클리셰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절대 동성애자로는 읽을 수 없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캐롤>을 보고도 테레즈의 사랑에 있어 “하필이면 캐롤이 여자였을 뿐”[1]이라 평하고, <아가씨>의 “지나친 베드신으로 모성애를 상징하던 것들이 퇴색”[2]되었다고 여긴다. 섹스가 등장하지 않은 경우 이러한 주장은 더 거세서, 캐릭터의 소수자성을 진지하게 탐색하는 독해를 원작에 대한 곡해라고 여긴다. 앞서 말한 여성은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벨메일이다. 그가 레즈비언이라는 해석[3]을, 이들은 일개 독자의 편견과 망상[4],[5],[6]이라 일축하려 애쓴다.

이렇듯 일관된 착각과 분노의 원인은 물론 해당 캐릭터가 그들에게 있어 인간의 기본 단위인 시스젠더 이성애자라는 믿음이다. 특징으로 사람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말은 바로 그 믿음에 종사하면서, 소수자가 소수자를 읽어내는 일을 편견으로 치부한다. 드디어 등장한 성소수자의 서사에서 성소수자라는 점만을 애써 탈락시킨다. 동시에 어떤 인물이 성소수자로 읽히게 하는 특성들은 바로 그 성소수자들이 온몸으로 개발해낸 것이다. 그래서 이때 이용되는 편견이라는 단어는 더욱 목적이 분명한 기만이다. 그러니 당신이 혹은 당신의 이웃이, 종로나 홍대의 어느 업소에서만 간신히 자신으로 읽히기를 원치 않는다면 기꺼이 편견을 드러내자. 테레즈는, 숙희는, 벨메일은, 그 캐릭터는 레즈비언이라고.


[1]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9940243
[2] http://blog.naver.com/zin885/220774240827
[3] https://twitter.com/RepliLuxe/status/750502933536518144
[4] https://twitter.com/ra_wangko/status/750931734858870784
[5] https://twitter.com/Bexter_twit/status/750931257341587456
[6] https://twitter.com/greeneyedmoon02/status/750924557133897729

# LGBT by @sommium_
2016.05.11
# LGBT
아시아 성소수자 부모 모임 초청 포럼

중앙대학교에서 아시아 성소수자 부모 모임 초청 포럼이 열렸다. 미국, 중국, 일본과 한국 각 국의 성소수자 가족 모임의 대표가 “그래, 우리 같이”라는 포럼의 슬로건 아래에서 각국 성소수자 인권의 오늘을 이야기 하는 자리가 마련 되었다.

포럼에 참여한 일본 성소수자 부모 모임의 심벌은 네잎클로버였다. 왜 심벌을 네잎클로버로 정했느냐는 질문에 대표로 참석한 나카지마 미쓰코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아이들은 네잎클로버와 같아요. 네잎클로버는 부자연스럽거나 잘못된 게 아니라 좀 특이하고 다른 것뿐입니다. 우린 애들을 다른 세잎클로버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해 잎 하나를 뗄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 아름답다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https://chingusai.net/xe/freeboard/469031

# LGBT by @loudera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