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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서울시가 청년 2,800명에게 14억원을 “살포”하다

서울시 청년수당은 만 19세~29세 중 주당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서울 사는 청년을 대상으로 지원자 중 총 3000명에게 월 50만원을 최대 6개월 간 지급하는 정책이다. 유럽의 청년보장(youth guarantee)을 벤치마킹 했다고 선보여진 이 정책은 여러모로 모호해서 얘깃거리가 많다.

50만 원은 학교에도, 직장에도 속하지 못한 "사회 밖 청년"을 위한 사회참여활동비의 명목으로 지급된다. 청년들은 이에 대한 사용계획과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이는 기존 중앙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와 같은 일자리 정책을 유연화해 더 업데이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기초연금, 청년배당, 기본소득 같은 현금지급 정책이 트렌드로 떠오르자 조건없는 소득지원 정책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게 되었다. 한쪽에는 단순 현금 지급이 아닌 청년의 구직활동을 보장하는 생산적 복지정책으로, 또 다른쪽에는 보편적 소득지원 정책의 씨앗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래서 이 모호한 정책을 누가 만들었느냐 하면 무려 서울시 표 청년 거버넌스가 등장하고 만다.

여기서부터가 재미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모든 이야기는 박원순 시장의 진정성 대 중앙정부의 선심성 싸움으로 요약되고 있다. 8월 2일 서울시는 별 다른 공지 없이 "기습적으로" 50만원을 대상자들의 통장에 지급했다. 이에 복지부는 "무분별한 현금 살포 행위가 현실화됐다"[1]고 말하며 4일 직권취소를 조처했다. 이 와중에 또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 대상자들에게도 6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는 발표를 해 빈축을 사고 있다.[2] 아수라장 속에서 빈곤 청년의 호주머니를 거쳐 유유히 흘러가고 있을 50만원의 여정을 머릿 속에 그려본다. 우리는 더 과격한 현금살포를 맞아도 싸다.


[1]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8/04/2016080400436.html
[2] 이 돈의 출처는 다름 아닌 지난해 청년고용절벽해소대책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솔선수범 제안한 민간기금 "청년희망펀드"이다.

# 기본소득 by @slowcoleslaw
2016.07.15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연구소 소장의 기본소득 반대 소신 발언

기본소득[1]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기본소득이란 아이디어에 한 치 의구심도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돈과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본소득 운동은 꽃길이다. 기본소득 활동가들이 "아름답"고 "예쁜" 콧노래를 부르며 행복을 전파하면, '대중'은 순식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다며" 행렬에 동참한다.[2] 화폐거래가 전산화되고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뛰어넘는 생산력을 발휘하는 이 21세기에 수 세기 전부터 존재해 온 기본소득에 대한 인류의 열망이 실현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 2016년 한국에서 "나는 기본소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를 요구하는 일일까? 기본소득 운동단체에서 활동해온 다수파인 나로서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외압에도 불구하고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은 꿋꿋이, 소신 있게 기본소득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3]에 올려 의외의 큰 호응을 얻었고, 주간경향에서는 이 내용을 제목으로 한 인터뷰 기사를 썼다.[4] 나는 그의 글에서 읽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결기에서 그의 강인한 용기를 짐작해 이러한 문장들을 적어볼 뿐이다. (이처럼 "꿈", "낭만" 같은 수사를 통해 기본소득 운동을 격하하는 진보진영의 반응은 지루하게 반복되어온 패턴인데, "실체"가 없고 그래서 무례하며, 그만큼 발화자 본인의 세계관만을 비추어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진지한 내용으로 넘어가자. 그는 기본소득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로 "사회안전망의 획기적인 강화, 노동시장 내의 불평등의 완화, 부족하기 그지없는 복지체제의 확충,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이 더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좀 투박하고 재미없어도" '복지국가 선도정당', '비정규직 정당'이라는 당의 노선을 지켜야 한다고 청자들을 설득한다. 나는 "투박"과 "재미"는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고 이 모든 게 결핍된 한국사회에서 기본소득이 갖는 특수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은 공공부조의 획기적인 확대와 계층 간 불평등 완화 및 노동자의 거부권 보장을 위한 점진적 현금 지급 정책의 로드맵 제시할 수 있으며, 소수자-당사자 운동을 넘어선 보편화 된 '불안'을 가시화 할 수 있는 정책이다. 또한 꽤 많은 개인들에게 기본소득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다"는 의미, 조금 편히 잠들 수 있는 밤이라는 효용을 가질 것이다. 왜 아니겠으며, 뭐가 문제인가?


[1] 모든 사회구성원 개개인에게 조건없이 지급되는 일정 정도의 소득
[2] 본 포스트의 모든 인용의 출처는 [3]이다
[3] https://www.facebook.com/jodeng78/posts/1069591639777202
[4] http://weekly.khan.co.kr/khnm.html?www&mode=view&art_id=201607270936301&dept=115

# 기본소득 by @slowcoleslaw